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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국내 작은 책방 5곳: 동네 속 숨은 공간 소개

by 홍이나라 2025. 7. 7.

사람들은 요즘 책을 전자기기로 읽고, 서점 대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합니다. 그래서인지, 오프라인 서점의 의미는 점점 ‘책을 사는 곳’보다는 ‘머무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책방, 그중에서도 골목 안쪽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파는 장소를 넘어서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건네줍니다.

오늘은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한 번 가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 나만 알고 싶은 작은 책방 다섯 곳을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나만 알고 싶은 국내 작은 책방
나만 알고 싶은 국내 작은 책방

1.골목 끝에서 만나는 책 한 권의 위로

 

이 책방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모두에게 발견되지 않기를 바라는 공간들입니다. 외진 골목에 위치하거나 간판도 없는 책방, 혹은 마치 누군가의 비밀 아지트처럼 운영되는 곳들입니다. 어떤 책방은 여행지 한복판에 숨겨져 있고, 또 어떤 책방은 동네 어귀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들을 찾기 위해선 약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중교통에서 내려 꽤 걸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만 문을 여는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상이 있는 법. 책을 고르고, 그 공간의 공기와 냄새를 느끼며, 책방 주인장의 조용한 인사 한마디에 마음이 풀리는 경험. 바로 그런 시간이 여기에 있습니다.

 

2.책방 리스트: 다섯 개의 숨은 쉼터들


1. 고요서사 – 서울 해방촌
서울 용산구 해방촌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고요서사'는 이름 그대로 고요함을 품은 서점입니다. 책방 규모는 작지만 문학서, 시집, 독립출판물 등을 큐레이션해 놓은 감각이 뛰어나며, 공간 자체가 아주 조용해서 홀로 방문하기에 적합합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마저 신경 쓰일 만큼 정적이 감도는 공간이지만, 그 조용함 속에서 오히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특히 이 책방의 매력은 "책이 나를 골라준다"는 감각입니다. 표지에 끌려 책을 들고, 책방의 오래된 나무 의자에 앉아 몇 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시간 가는 줄 모르죠. 별다른 인스타 홍보도 없고, 사장님의 말수도 적지만, 그런 분위기 덕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2.오늘은책방 – 경주 읍성 골목
경주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읍성 근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숨어 있는 '오늘은책방'은 이름부터 따뜻합니다. 이곳은 실제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책방으로, 주인이 직접 고른 문학, 여행, 철학 서적 위주로 큐레이션되어 있습니다.

다다미방 같은 구조와 나무 바닥, 작은 테이블 하나에 하루 종일 앉아 있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경주 중심과는 다른 감성의 이곳은, 사색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입니다. 책방을 다녀온 후에는 주변 동네를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3. 게으른정원 – 김포 북변동
김포 시내에서도 비교적 외곽에 있는 ‘게으른정원’은 그 이름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게으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완된 느낌처럼, 이곳은 무조건 천천히 둘러봐야 하는 서점입니다. 매주 며칠만 문을 열고, 오픈 시간도 오후 12시 이후라 아침 일찍 가면 문이 닫혀 있을 수 있어요.

책 종류는 독립출판물, 국내 문학, 에세이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게 진열되어 있으며, 사장님의 손글씨 안내문과 직접 만든 북토크 엽서도 가끔 놓여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의 서재를 빌려 들어온 듯한 따뜻한 감성, 그리고 조용한 배경음악이 인상적입니다.

이 책방은 김포라는 지역 특성상 거의 SNS 노출이 없지만, 한 번 다녀온 사람은 꼭 다시 가고 싶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나만 알고 싶은 책방'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4. 리스본책방 – 서울 연남동
연남동 골목 끝, 오래된 다세대 건물 2층에 자리한 '리스본책방'은 '도시 속의 고요함'을 지향합니다. 이 책방의 콘셉트는 책을 통해 도시를 여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행, 외국 문학, 철학, 다큐멘터리 기반 서적을 중심으로 큐레이션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북카페 스타일이 아닌, 정말 조용하고 생각이 깊어지는 책들만을 선별해 두었기 때문에 책과 마주하는 시간이 집중됩니다. 운영 시간은 제한적이지만,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예약 방문도 가능합니다. 독서 모임, 전시 등도 불특정하게 열리며, 연남동의 번잡함과는 대비되는 공간이어서 한적한 분위기를 찾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5. 책방소요 – 강원도 속초 청초호 근처
청초호 옆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책방소요’는 강원도의 바람과 햇살을 가득 머금은 공간입니다. 속초 중심가에서 15분 정도 걸어야 도착할 수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한 서점이에요.

주인장이 계절별로 주제를 정해 책을 큐레이션하고, 직접 만든 책갈피, 문장 엽서 등을 비치해 놓습니다. 무엇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과 산,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이 책방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대형 관광지에서 벗어나 혼자 걷고 싶은 날, 속초에 간다면 꼭 이 책방에 들러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책방은 '발견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우리는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검색 몇 번이면 수많은 책방이 쏟아져 나오고,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끊임없이 감성적인 공간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정말 오래 기억에 남는 책방은 그런 식으로 쉽게 발견되지 않습니다.

진짜 좋은 책방은 ‘누군가의 추천’을 듣기 전에, ‘발견’해야 비로소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의 설렘, 책장을 넘기다 문득 내가 몰랐던 문장을 만나는 기쁨, 그 공간의 공기와 책 냄새까지.

위에서 소개한 책방 다섯 곳은 대형 프랜차이즈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한 번이라도 다녀오면 그 감정을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이 책방들은 주말에 북적이는 공간이 아니라, 평일 오후 느긋하게 혼자 걸어가 머물 수 있는 ‘사적인 공간’입니다.

혹시 다음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그 목적지 주변에 있는 작은 서점을 하나쯤 지도에 표시해 두는 건 어떨까요?
책방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남깁니다.
책과 함께, 공간도 마음에 담아 돌아오는 여정을 시작해보세요.